03. 믿음이란 무엇인가?

by blogmaster posted Nov 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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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 “맡긴다”

사도 요한의 제자이자 서머나교회의 수장이었던 폴리카르푸스(Polycarpus)라는 사람은 대박해의 시기에 목숨을 버리거나 믿음을 버릴 것을 요구받았습니다. 그러나 폴리카르푸스는 화형대에 묶여서도 마지막까지 변절을 강요하는 박해자들에게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나를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으셨는데 어찌 이 못난 종이 하나님 아버지를 배신할 수 있겠소?”라고 되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굳건한 믿음으로 장렬히 순교했습니다. 이런 믿음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요한복음 3장 16절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여기에 ‘믿는’이라고 사용된 이 ‘믿는다’는 말이 히브리어로는 ‘아만(אֲמַן)’이라고 합니다. 이 동사는 본래 ‘무엇을 굳게 하다’ 혹은 ‘견고하게 하다’라는 뜻을 지녔습니다. 그런데 이 동사가 사역형으로 쓰일 때에 비로소 ‘믿는다’라는 말로 번역된다고 합니다. 사역형이라는 것은 ‘(누구에게) 어떠한 일을 시킨다’는 의미입니다. 믿음은 누가 시키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역대하 20장 20절을 보겠습니다.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신뢰하라 그리하면 견고히 서리라 그의 선지자들을 신뢰하라 그리하면 형통하리라.” 한글 번역으로는 “여호와를 신뢰하라”로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여호와 속에/안에 맡겨라”가 더 원어에 가깝습니다. 영어로는 ‘빌리브 인 갓(believe in God)’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인(in)’은 히브리어로 ‘베(בְּ־)’라는 전치사로 사용됩니다. ‘아만 베’, 즉 하나님 ‘속에’ 자신을 맡기는 그 상태가 바로 성경이 말하는 믿음인 것입니다.

역대하 20장 20절의 ‘견고히 서리라’는 말은 ‘아만’이라는 동사의 수동태가 쓰였습니다. 자기가 스스로는 설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손에 맡겨서 견고하게 서겠다는 말입니다. 맡기면 설 수 있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 “믿는다”는 말을 “맡긴다”라는 말로 이해하면 본래 뜻에 더 가깝게 이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룻기를 보면 이방여인이었던 룻이 남편과 사별하고도 시어머니를 효성으로 봉양하면서 보아스라는 남편을 만날 수 있었고, 그를 통해 예수님의 족보에 들어갈 인물을 낳을 수 있었습니다. 시어머니였던 나오미가 자신의 며느리였던 룻이 낳은 아이를 품에 안고 “그의 양육자가 되”었다고 성경이 말하고 있습니다. “나오미가 아기를 받아 품에 품고 그의 양육자가 되니.”(룻기 4장 16절) 그런데 여기에서 ‘양육자’로 번역된 말은 본래 ‘양육하다’라는 뜻을 가진 ‘아만’이라는 동사에서 나왔습니다. 아이가 넘어지려고 할 때 붙들어 주고 품에 안아 아이를 안전하게 지켜줄 때 쓰는 단어입니다. 똑같은 ‘아만’이라는 동사지만 이때는 일반 능동형 동사로 사용되었습니다.

신약성경으로 넘어오면 이 단어가 ‘피스튜오(πιστεύω)’라는 헬라어로 쓰였습니다. 이 뜻 역시 ‘아만’과 동일하게 ‘맡기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성경절이 요한복음 2장 23〜24절입니다. “유월절에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계시니 많은 사람이 그의 행하시는 표적을 보고 그의 이름을 믿었으나 예수는 그의 몸을 그들에게 의탁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친히 모든 사람을 아심이요.” 우리나라말로는 23절에서 ‘믿었으나’로 번역된 단어가 24절에는 ‘의탁하지’로 번역되었습니다. 이 두 단어는 사실 똑같은 단어입니다. ‘의탁하다’라는 뜻이 ‘의지하고 맡기다’라는 뜻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성경구절입니다.

좀 더 생생하게 이 단어의 본래 뜻을 보여주는 성경절이 또 있습니다. 누가복음 16장 11절“너희가 만일 불의한 재물에 충성치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라는 말씀에 사용된 ‘맡긴다’라는 표현 역시 ‘믿는다’는 말과 같은 단어입니다. 영어로도 믿는다는 뜻의 ‘트러스트(trust)’에서 맡긴다는 뜻의 ‘인트러스트(entrust)’가 파생한 것을 보면 이 구조를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맡기다’라는 동사가 명사가 되면 ‘믿음’이라는 말이 되는데 동사와 마찬가지로 ‘믿음’이라는 명사는 ‘의탁’이나 ‘맡김’을 뜻하게 됩니다.

이 맡기는 믿음은 행동을 요구합니다. 열두 해나 혈루증을 앓던 여인은 지적인 믿음에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졌습니다. 실제로 예수님께 자기 몸을 맡기지 않았더라면 이 여인은 나음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 여인에게 예수님께서는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예수님의 옷자락만이라도 만지면 틀림없이 내가 낫게 될 것이다’라는 믿음을 발휘한 것이 그 여인을 구원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런데 이 믿음을 곡해시키고 변질시키기 위해서 사단은 다른 이상한 믿음을 만들어 냈습니다. 야고보서 2장 19절에 그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 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 사도 야고보는 이 머리로만 믿는 믿음이 참 믿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행함이 있는 믿음이 참 믿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행함이란 우리가 예수님께 자신을 맡길 때에 예수님께서 그 맡긴 사람을 붙들고 사용하셔서 예수님께서 만들어 내시는 열매를 말합니다. 즉, 이 행함이라는 열매는 예수님께 자신을 맡길 때에만 열리는 열매입니다. 이 이야기를 바울은 빌립보서 2장 13절에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예수님께서 어떻게 우리 안에서 행하실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는 주부들은 보통 고무장갑을 끼고 식기를 닦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설거지를 고무장갑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부가 하는 것이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고무장갑처럼 자신을 비워 주님께 맡길 때 주님께서 마치 고무장갑과 같은 우리 속에 들어오셔서 당신이 직접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입니다. 그것을 성경은 믿음에 의한 행함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행함은 예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믿음 더하기 예수님의 행함입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맡긴 사람을 통해 일하시면서 만들어 내시는 열매를 행함이라고 말합니다. 우리 모두가 참 믿음을 소유하고 날마다 그 믿음을 행사하는 경험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요한복음 3장 16절
  • 역대하 20장 20절
  • 룻기 4장 16절
  • 요한복음 2장 23〜24절
  • 누가복음 16장 11절
  • 야고보서 2장 19절
  • 빌립보서 2장 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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