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소금
‘소금’은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과거에 소금은 매우 비싼 광물이었습니다. 그래서 군인이나 관리들의 봉급(salary)을 소금(salt)으로 주었던 때도 있었고 로마제국 시대에는 ‘보상’이라는 의미의 단어로 아예 소금을 뜻하는 ‘살라리움(salarium)’이라는 라틴어가 쓰이기도 했습니다.
옛날 유럽의 한 나라 왕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냐?”라고 수수께끼를 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답을 하였는데 그 중의 한 농부가 왕을 알현하며 “왕이시여! 바로 소금입니다. 어떤 음식이든지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소금이기 때문입니다.”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아 큰 상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소금은 좋은 것이로되, 만일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이를 짜게 하리요?”(마가복음 9장 50절)라는 말씀처럼 소금이 소중한 이유는 바로 그 맛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태복음 5장 13절에서 주님은 우리를 가리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그 말씀을 자세히 보면 예수님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소금이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싱거운 음식에 맛을 내는 소금이 들어가면 순식간에 한 차원 높아진 음식으로 재탄생합니다. 이렇게 소금이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조미료인 것처럼 주님께서도 우리에게 영원히 살맛이 나게 해 주시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분이십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안 계시다면 우리가 이 땅에 잠시 머물러 사는 것, 아니 영원히 사는 인생도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또한 소금이라는 말은 통념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금에는 여러 가지 용도와 역할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인 음식의 맛을 내는 조미료로서의 역할 외에도 음식을 썩지 않게 하면서 오래 보존하기 위한 보존제로서의 역할도 있습니다. 이처럼 영원히 변치 않으시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소금이 되어 주십니다.
히브리어로 ‘신실함’이라는 의미를 가진 ‘에무나(אֱמוּנָה)’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 단어는 기본적으로 어떤 속성이 변하지 아니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어떤 명제가 증명되었을 때 그 상태를 일컬어 ‘에메트(אֶמֶת)’라고 합니다. 두 단어는 모두 ‘아만(אָמַן)’ 동사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이 단어가 신약으로 넘어가 ‘진리’라는 뜻의 ‘알레테이아(ἀλήθεια)’가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 14장 6절) 예수 그리스도는 영원한 진리이십니다. 어떤 과학적 진리나 역사적 진리가 아니라 영원히 변치 않으시는 사랑이라는 의미에서 진리입니다. 주님께서 “내가 세상의 소금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전혀 틀린 말이 아닙니다.
소금은 또한 물질을 변치 않게 해주는 특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음식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는 보통 소금을 쳐서 절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삭개오 속에 소금처럼 녹아 들어가셨습니다. 삭개오의 영혼을 사로잡으셨고 그를 사랑으로 완전히 절이셨습니다. 그를 부패하게 만들었던 온갖 세속적인 가치들을 밖으로 내쫓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창녀 막달라 마리아 속에도 녹아 들어가셔서 그녀의 심령을 사랑으로 완전히 절이셔서 그녀에게 새로운 생명과 삶을 선물하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이처럼 죄인들과 함께 젖어들어 어울리는 예수님을 맹렬하게 비난했습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수군거려 이르되 이 사람이 죄인을 영접하고 음식을 같이 먹는다 하더라.”(누가복음 15장 2절)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사람들과 섞이셨던 그 사랑, 그렇게 섞이지 않으면 안 되었던 사랑, 그 사랑은 소금이 더해져서 음식을 절이고 맛을 내고 썩지 않게 해주는 작용과 같았습니다.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 완성시킵니다. 고린도전서 13장에서 사도 바울이 우리에게 말해주었던 사랑의 격률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고린도전서 13장 1〜3절)
사랑은 ‘감정이입’이라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다시 말해 내 감정이 그 사람 속에 들어가서 상대방의 입장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삶이 예수님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삶이 될 때에만 우리는 세상을 예수님처럼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소금과 같은 사랑이 우리 모두의 마음에 영원히 머물러 있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마가복음 9장 50절
- 마태복음 5장 13절
- 요한복음 14장 6절
- 누가복음 15장 2절
- 고린도전서 13장 1〜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