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강의

19. 유대인과 이방인을 위한 구속 ①

by blogmaster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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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오늘부터 두 시간에 걸쳐 ‘유대인과 이방인을 위한 구속’이라는 제목으로 로마서 9장의 말씀을 살펴볼까 합니다. 로마서 9장은 특히 우리가 신학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들어 있는 장이기도 합니다. 몇몇 구절들을 잘못 이해하면 많은 학자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예정론(predestination)’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국에서 소위 ‘개혁주의 신앙’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좀 죄송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예정론을 따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번 장을 공부하면서 천천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9장 전반부에서 하나님께서 왜 이스라엘을 택하셨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들에게는 양자됨과 영광과 언약들과 율법을 세우신 것과 예배와 약속들이 있고 조상들도 그들의 것이요. 육신으로 하면 그리스도가 그들에게서 나셨으니 그는 만물 위에 계셔서 세세에 찬양을 받으실 하나님이시니라, 아멘.”(4〜5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실 때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출애굽기 19장 6절). ‘제사장 나라’라는 말의 의미는 세상 많은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특별한 사명을 부여받은 민족이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계획이 사단의 간계로 인해 실패로 돌아가고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버림을 받게 되었지만, 사도 바울은 그러한 동족에 대한 애잔하고 절절한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로라.”(3절)

어쩌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통해서 인간의 죄악적 본성이 얼마나 절망적인지, 동시에 왜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택하셨을 때에 가지셨던 꿈은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을 때 하나님의 이루신 언약을 온 세상에 전하는 제사장으로서의 역할을 이스라엘이 수행해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꿈은 이스라엘의 배도로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바울은 9장에서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선민으로서 유대인들이 어떻게 배도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아브라함이 할례를 받기 전에, 정식으로 유대인이 되기 전에, 이미 그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는 기록을 통해 이방인들도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브라함의 씨가 다 그 자녀가 아니라. 오직 이삭으로부터 난 자라야 네 씨라 칭하리라 하셨으니 곧 육신의 자녀가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 오직 약속의 자녀가 씨로 여기심을 받느니라.”(7〜8절) 여기서 ‘약속의 씨’라고 표현한 말씀은 분명히 창세기 3장 15절에 등장하는 ‘여자의 후손’을 연상케 합니다. 우리말로는 ‘후손’이라고 번역이 되어있지만, 본래 본문에는 그냥 ‘씨(זְרַע)’로 쓰였습니다. 즉 ‘여자의 씨’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이 일은 오직 은혜로, 하나님의 약속에 의해 성취된다는 사실을 사도 바울은 아브라함의 아들인 이삭을 통해서 다시 논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문장이 등장합니다. “기록된 바 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하였다 하심과 같으니라.”(13절) 하나님께서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하셨다? 그것도 하나님의 약속에 의해, 하나님의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흔히 이런 모든 과정을 신학자들은 하나님의 ‘주권(sovereignty)’에 의한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하나님의 주권, 개인적으로 이 말도 우리가 아주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잘못 풀어내면 예정설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오해의 말씀이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바로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 바로의 마음을 강퍅케 하셨으므로 그들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심과 같더라.”(출애굽기 9장 12절) 바로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성경은 하나님께서 그를 강퍅하게 하셨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뒤에 이어지는 말씀들을 찾아가 보면, 바로가 스스로 자기 마음을 완강하게 했다는 말씀도 등장합니다. “바로가 숨을 통할 수 있음을 볼 때에 그 마음을 완강케 하여 그들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더라.”(출애굽기 8장 15절) 왜 이랬다 저랬다 할까? 대체 어느 말씀이 맞을까?

사도 바울 역시 로마서 8장에서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로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로마서 8장 29절)다고 말합니다. “성경이 바로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일을 위하여 너를 세웠으니 곧 너로 말미암아 내 능력을 보이고 내 이름이 온 땅에 전파되게 하려 함이라 하셨으니 그런즉 하나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하고자 하시는 자를 완악하게 하시느니라.”(로마서 9장 17〜18절) 이 말씀은 언뜻 하나님께서 모든 인간의 운명을 예정하셨다는 식으로 읽힙니다. 하지만 성경은 언제나 전체적으로 조망하여 읽어야 합니다. 우리는 성경 한두 구절을 부분적으로 취할 수 없습니다. 성경은 전반적으로 ‘예정(豫定)’이 아니라 ‘예지(豫知)’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 약속은 어떤 이의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치 않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베드로후서 3장 9절) 이 성경절을 읽는다면, 우리 중 하나라도 멸망하도록 하나님께서 미리 예정했다는 이해를 도무지 가질 수 없습니다. 다음 시간에 이 주권에 대해 좀 더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성경구절

  • 로마서 9장 4〜5절
  • 출애굽기 19장 6절
  • 로마서 9장 3절
  • 로마서 9장 7〜8절
  • 창세기 3장 15절
  • 로마서 9장 13절
  • 출애굽기 9장 12절
  • 출애굽기 8장 15절
  • 로마서 8장 29절
  • 로마서 9장 17〜18절
  • 베드로후서 3장 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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