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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자체가 다시 만들어져서 다시 심어져야 한다
요한복음 3장 3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예수님께서 구원 얻는 일에 관해서 절대적 조건을 말씀하신 몇 가지 말씀 중의 하나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거듭나지 아니하면’의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씀과 같은 맥락의 말씀이 마태복음 5장 20절에 다시 나타납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에서 ‘바리새인의 의’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사실은 같은 맥락의 말씀을 하신 것인입니다. 요한복음 3장의 말씀은 ‘생물학적 입장’에서 하신 말씀이고, 마태복음 5장의 말씀은 ‘율법적 측면’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거듭나다’라는 말은 본래 헬라어에서 ‘위에서 나다’라는 뜻으로 ‘게네쎄 아노텐(γεννηθῇ ἄνωθεν)’입니다. 여기서 ‘게네쎄’는 ‘나다’, ‘아노텐’은 ‘위에서’라는 뜻입니다. 아노텐이 ‘다시’라는 뜻도 있지만, 원래 말 자체는 방위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여기서 ‘위에서 난다’는 말부터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8장 23절에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는 아래서 났고 나는 위에서 났으며.”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기 때문에 이 말이 예수님의 출생지(birthplace)를 가리키는 것은 아님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장소’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나셨다는 말은 마태복음 1장 18절의 말씀처럼 “성령으로 나셨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에게 말씀하셨던 ‘위에서 난다’라는 말의 뜻 역시 성령으로 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령으로 나셨다는 말은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전도서 12장 7절에 보면 “신은 그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간다고 말하는데 전도서 3장 21절에 다시 “인생의 혼은 위로 올라”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신’이나 ‘혼’은 히브리어로 ‘루아흐’라고 하는데 더 정확한 뜻은 ‘숨’ 혹은 ‘호흡’입니다. 이 말씀으로 미루어 보아 하나님께로부터 혹은 위에서 났다는 말은 하나님의 본성, 즉 하나님의 유전자로 태어났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났다고 하신 이 하나님의 본성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이것을 베드로후서 1장 4절에서는 “신의 성품에 참예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으니”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성품’이라는 단어는 본래 헬라어로 ‘푸시스(φύσις)’라고 합니다. 푸시스는 그 말의 뿌리가 ‘태에서 나오다’라는 의미의 동사 ‘푸오(φύω)’에서 왔습니다. ‘태생’ 혹은 ‘종자’라고 흔히 번역되는 단어입니다. 본래 헬라어에는 ‘태어나다’라는 의미로 ‘겐나오(γεννάω)’라는 단어가 존재합니다만 그 단어와 달리 이 ‘푸오’라는 단어가 태생을 가리키고 또 그에서 파생된 ‘푸시스’가 종자를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실 때 하나님의 본성, 종자, 즉 하나님의 유전자로 오셨다는 사실을 성경은 분명히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히브리서 1장 3절에는 “이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라고 말합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님을 설명하면서 ‘그는 하나님의 본체의 형상’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본체의 형상’이라는 말은 외적인 표현만이 아니고, 내적인 하나님의 본성까지 나타내는 단어인 것입니다.
당연히 밀가루로 빵을 만들 수 있지만, 그 밀가루 자체를 먼저 만들지 않으면 절대로 빵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잊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내 힘으로 노력해서 하나님의 성품을 이루어 보려고 헛되이 애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결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성경과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씨를 심어야 열매가 맺히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거듭나야 된다고 하실 때에는 열매가 아니라, 씨 자체가 다시 만들어져서 다시 심어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영적으로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생각도 통제하고, 얼굴 모양도 바꾸고, 말투도 고치고, 나쁜 습관도 버려서 하나님의 모습과 비슷한 모습으로 변하겠다고 노력합니다. 이는 씨도 없으면서 열매를 맺겠다는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이를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습니다. “나무도 좋고 열매도 좋다 하든지 나무도 좋지 않고 열매도 좋지 않다 하든지 하라 그 열매로 나무를 아느니라.”(마태복음 12장 33절)
성경구절
- 요한복음 3장 3절
- 마태복음 5장 20절
- 요한복음 8장 23절
- 마태복음 1장 18절
- 전도서 12장 7절
- 베드로후서 1장 4절
- 히브리서 1장 3절
- 마태복음 12장 3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