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절망 속에서 피어난 회개

by blogmaster posted Nov 0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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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를 업으신 우리 예수님의 어깨에, 목에 끝까지 매달려서 살아간다

이번 글에서도 지난 글에 이어 계속 회개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잃은 양의 비유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바로 예수님께서 잃은 양을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오신다는 점입니다. 양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목자의 등에서 가만히 있는 것 밖에 없습니다. 양이 동의하지 않는데 목자가 억지로 양의 목을 잡아 질질 끌면서 집까지 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쩌면 우리 자신일 수도 있는 그 잃은 양은 목자이신 예수님의 어깨에 스스로 올라가서 업힐 힘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또 어쩌면 다리가 부러지고 몸이 상해서 움직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우리는 목자가 어떻게 양을 업었는지를 상상해 볼만합니다. 목자의 본능적 사랑이 잃은 양을 찾아서 그 양의 앞다리와 뒷다리를 들어서 목자가 스스로 양을 자기의 어깨에 멘 것입니다. 그것을 끝까지 거절하지 않고 목자에게 자기 몸을 내어맡겼을 때 그 잃은 양은 자신의 힘이 아닌 예수님의 손, 즉 목자의 손에 자신의 앞다리와 뒷다리가 잡혀서 목자의 등에 업히게 된 것입니다. 그 잃은 양은 순전히 목자의 힘에 의해서 목자의 등에 업힌 것입니다. 

이 ‘맡긴다’는 말이 성경이 말하는 ‘믿음’의 본질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모든 것을 맡긴다고 말할 때, 첫째로 우리가 동의하지 않으면 맡길 수 없습니다. 여기서 ‘동의’는 매우 중요한 단어입니다. ‘선택’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잃은 양을 업고 가는 것은 목자가 할 일이지만 양은 반드시 그 목자의 사랑에 자신을 맡기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지만 목자가 잃은 양을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양이 싫다고 거절하면 아무리 목자가 원한다 해도 그 양을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제가 감히 어떻게 예수님 등에 업히겠습니까? 저는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예수님께서 앞에 서시고 먼저 가시면 제가 그 뒤를 잘 따라가겠습니다.” 이른바 예수님을 본받겠다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을 본받아 똑같이 해 보겠다, 사랑도 희생도 용서도 내 힘으로 한번 해 보겠다 하고 있지만 우리 인간은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조차도 결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등에 가만히 업혀서 따라가는 것 외에는 우리 죄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죄에 익숙한 우리들이 어떻게 예수님처럼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한두 번 흉내는 낼 수 있다 해도 우리 인간은 절대로 예수님과 같은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예레미야가 말했듯이 표범의 반점이 변할 수 없고 얼굴이 검은 흑인이 아무리 비누로 씻을지라도 하얀 얼굴로 변할 수 없는 것처럼

죄에 익숙한 우리는 결코 예수님처럼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 맡김으로 예수님의 등에 업혀서 가는 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임을 우리가 다시 한 번 새롭게 인식하고 이것을 날마다 훈련하여서 익숙해지도록 연습하는 것이 너무 너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 이야기와 같은 맥락에서 고린도전서 15장 31절“나는 날마다 죽노라”고 고백했습니다. 사람이 회개하는 것은 한번 회개하고 끝나는 일회적인 경험이 아닙니다. 성경이 말하는 회개는 죄에 대해서 죽는 경험이 순간마다 날마다 계속되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와 사랑에 끊임없이 자기를 믿음으로 맡기는 것입니다.

바울이 회심한 다음에 그 경험을 기록한 로마서 7장을 보면 그가 이미 용서받고 거듭난 사람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도 모르는 죄가 자기를 끌고 가는 것에 대하여 통곡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울은 거듭남의 경험을 한 후에도 로마서 7장 17절에서 “이제는 이것을 행하는 자가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고 처절하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에 시퍼렇게 살아있는 죄악을 바라보고 무너져 내린 바울은 절규합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로마서 7장 24절)

그는 통곡합니다.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로마서 7장 25절) 사도 바울은 자기 자신 안에 두 본성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의 마음과 태어날 때부터 마귀로부터 받은 마음, 이 두 가지의 마음이 가끔 충돌하는데 자기도 모르게 그 죄의 본성이 자기를 업어다가 죄 아래로 끌고 가서 죄의 노예를 삼는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거듭해서 성령을 따라 행하고 육신을 따라 행하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골로새서 3장 5절에서 바울은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을 발견하고 얻은 새 본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있던 죄의 본성이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서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에 그 옛 본성이 계속 우리를 괴롭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이를 가리켜 “우리는 의인이자 죄인”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새 사람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죄의 본성이 여전히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입니다.

바울이 고린도전서 15장 31절에서 “나는 날마다 죽노라”라고 고백한 것은 날마다 매순간 예수님의 용서에 매달리고 어깨에 매달려서 내려오지 않는 것, 사단이 우리를 충동질하고 우리를 끌어 내리려 할 때마다 우리의 죄 된 본성이 우리를 좌절시킬 때마다 우리는 우리를 업으신 우리 예수님의 어깨에, 목에 끝까지 매달려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그치지 않는 회개’ 혹은 ‘그치지 않는 믿음’이라고 말합니다.

바울이 로마서 1장 16〜17절에 밝힌 대로 의인은 오직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분에게 맡기는 믿음 외에는 우리가 살아남을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사단으로부터 다양한 공격을 받습니다.

사단은 오늘도 우리를 실망시키고 좌절시켜 목자의 어깨에서 내려오도록 부추깁니다. 그럴 때마다 예수님의 용서의 등에서 내려오지 않고 손을 깍지 껴서 그분의 목을 꽉 안고 우리를 업으신 우리 예수님의 손을 의지하여 아버지의 집까지 무사히 잘 가야 합니다. 이것이 회개한 사람의 삶이며, 이것이 거듭난 믿음인 것입니다.

우리의 목자 되시는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친히 업으시고 아버지의 집에 당도할 때까지 끝까지 우리를 손에서 놓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시편 139편 5〜6절“주께서 나의 전후를 두르시며 내게 안수하셨나이다”라는 말씀처럼 우리 모두가 우리의 전후를 두르시고 우리 머리에 안수하시고 우리를 품에 안고 계시는 우리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것을 끝까지 다 맡기는 믿음을 소유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고린도전서 15장 31절
  • 로마서 7장 17절
  • 로마서 7장 24~25절
  • 골로새서 3장 5절
  • 로마서 1장 16〜17절
  • 시편 139편 5〜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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