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믿음은 맡기는 행동이다

by blogmaster posted Sep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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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이치를 정확히 깨달아 행동으로 보여주는 믿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였던 플라톤의 이름에서 유래한 ‘플라토닉 러브(Platonic love)’라는 말이 있습니다. 육(肉)을 부정하고 순수한 정신적인 교감으로 나누는 사랑을 강조하는 플라톤의 『향연』에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그는 진정한 플라토닉 러브가 인간의 마음을 고양시켜 정신적인 지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 플라토닉 러브가 ‘이상적인 사랑’의 한 형태로 조명을 받으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을 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플라토닉 러브’는 그리스도교가 말하는 사랑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사랑입니다. ‘플라토닉 러브’에는 육체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이 스며들어 있어서 영과 육을 나누는 헬라적 이분법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교회에 잘못 들어오게 되면서 이상한 형태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억제하고 결혼을 못하게 함으로 하나님께서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축복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채우지 못하고 다른 쪽으로 그 욕구가 표출되다보니 결과적으로 죄를 짓게 되고 그로 인해 죄의식 속에서 평생 사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가슴 아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단은 인간이 육체로 하는 것은 모두 더러운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믿음에 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단은 우리가 ‘머리로만 잘 믿으면 된다.’ 혹은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식으로 헬레니즘 사상을 주입해왔습니다. 일견 맞는 것 같지만 사실 불완전한 내용입니다. 백년해로를 다짐하는 부부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혼인서약을 하면서 신랑이 말로는 “세상 모든 여자를 돌같이 여기고 오직 내 옆에 있는 이 여자만을 사랑하겠습니다.”라고 용기 있게 약속하면서도 행동으로는 아내 몰래 여러 여자들을 만나고 다닌다면 결코 그 신랑이 신실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내에게 자신을 구별하지 않고 여러 여자들을 만나는 것은 결혼의 서약을 파기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머릿속에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과 실제로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를 두고 사도 야고보는 “귀신들도 믿고 떤다.”(야고보서 2장 19절)고 말했습니다. 마귀도 믿음이 있습니다. 마귀의 믿음도 전혀 틀리지 않은 지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마귀는 머리로만 믿는 믿음에 머물러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이 믿음은 ‘인정’에 불과합니다. 오늘날 사단이 교회 안에서 크게 성공한 전략 하나는 믿음이라는 개념을 오염시킨 것입니다. 귀신들의 믿음도 정상적인 믿음이라고 가르쳐온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속아서 머리로 인정하고 입으로 고백하는 것으로만 끝나는 믿음을 믿음이라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 예수님께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누가복음 8장 48절)고 말씀하실 때 ‘네 믿음이’라는 것은 단순히 입으로 고백한 믿음만을 말씀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례로 마태복음 9장에 나오는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던 여인이 “내가 예수님을 믿습니다!”라는 고백을 해서 예수님께서 고쳐주셨습니까? 예수님께서도 인정하신 “네 믿음”이 무엇이었습니까? 여인이 보여주었던 믿음은 “분명 내가 예수님께로 가서 그의 옷자락이라도 만지면 병이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머물러 있던 것이었습니까? 아닙니다.

여인은 혼신의 힘을 다해서 무리를 뚫고 예수님께 다가가 팔을 뻗어 그의 옷자락에 손을 대었습니다. 여인의 믿음은 온전한 행동으로까지 나아갔습니다.

예수님께 다가가지도 않고, 혼신을 다해서 예수님의 옷자락을 붙잡지도 않고, 결과를 예수님께 모두 맡기지도 않는 믿음이었다면 과연 예수님의 입에서 그런 말씀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마태복음 8장에 등장하는 문둥병자도 같은 믿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평소 그는 예수님께서 각종 질병을 고치시는 것을 먼발치에서 보아왔습니다. 그러는 중에 확신이 그의 마음속에 들어갔습니다. ‘나도 예수님께 가면 나을 수 있겠다.’ 그는 사람을 보지 않고 오직 예수님만 보고 뛰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완전히 던지면서 외칩니다.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2절) 예수님께서는 그의 맡기는 믿음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3절)

믿음의 이치를 정확히 깨달아 행동으로 보여주는 믿음, 온전히 예수님께 다 맡기는 믿음을 가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야고보서 2장 19절
  • 누가복음 8장 48절
  • 마태복음 9장
  • 마태복음 8장 2절~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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