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짓다’ ‘과녁에서 빗나가다’
성경적으로 ‘죄를 짓다’라는 뜻은 기본적으로 ‘과녁에서 빗나가다’는 말입니다. 이 점에서는 구약이나 신약이나 동일합니다. 히브리어로는 ‘하타(חֲטָאָה)’, 헬라어로는 ‘하마르티아(ἁμαρτία)’를 썼는데, 두 단어 공통적으로 ‘빗나가다’라는 뜻입니다. 결국 성경에서 말하는 죄는 ‘나쁜 짓을 한다’는 의미 이전에 하나님에게서 '빗나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구약에서 죄를 의미하는 ‘하타’의 용례를 찾아보겠습니다. “이 모든 백성 중에서 택한 칠백 명은 다 왼손잡이라. 물매로 돌을 던지면 호리도 틀림이 없는 자더라.”(사사기 20장 16절) 여기서 '틀림'이라는 단어가 바로 하타입니다. 돌이 ‘빗나간다(miss)’는 뜻입니다. 또 다른 예가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득죄하리이까?”(창세기 39장 9절)입니다. 요셉이 보디발의 아내에게 유혹을 당하자 이를 뿌리치며 한 말입니다. 여기서 ‘득죄한다’는 말이 바로 하타입니다. 여기서 당신과 죄를 지어 하나님께 빗나갈 수 없다는 요셉의 단호한 의지를 볼 수 있습니다.
신약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누가복음 15장 21절에는 ‘빗나가다’라는 의미의 단어, 하마르티아를 쓰고 있습니다.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얻었사오니.” 탕자가 아버지의 품에 안겨 외치는 말입니다. 여기서 ‘죄를 얻었다’는 표현이 바로 하마르티아입니다. 이 말은 “내가 하늘과 아버지로부터 빗나갔사오니.”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은 죄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마귀와 하나가 되는 상태라는 점입니다. 마귀와 우리가 하나가 되면 ‘죄(罪)’라는 사생아를 잉태하게 됩니다.
하나님과 하나되어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으로 계명이 자연스럽게 지켜지는 상태를 성경은 ‘의’라고 말합니다(신명기 6장 5절).
반면 ‘죄’는 하나님과 하나가 되지 못하고 빗나가서 마귀와 하나가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