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거듭난 사람 다니엘

by webmaster posted Jul 0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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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났다는 것은 예수님의 정신으로 변하는 것

구약성경에 나오는 또 하나의 거듭난 사람의 표본이 다니엘입니다. 다니엘에 대해서 바벨론의 왕이었던 느부갓네살은 직접 “그는 하나님의 신이 가득한 자”(다니엘서 4장 8절)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당시 느부갓네살은 여러 신들을 섬기던 다신주의자(polytheist)였지만 다니엘을 보면서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한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다니엘은 벨사살 때에 바벨론의 태후로부터 같은 말을 듣습니다. 태후는 다니엘을 일컬어 “왕의 나라에 거룩한 신들의 영이 있는 사람이 있으니”(다니엘 5장 11절)라고 불렀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거듭난 사람은 이렇게 다니엘처럼 하나님의 성령이 충만한 사람입니다. 그 영과 정신이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 성령께서 거하시는 자들입니다.

다니엘은 자신의 인생의 거의 말년에 어쩌면 은퇴하고 쉬어야 할 나이에도 국가의 일을 보고 민족의 운명과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기도하는 종이었습니다. 바벨론에서의 포로생활 70년이 끝나가는 즈음에 하루는 다니엘이 예레미야의 예언을 기억해냈습니다. 예레미야 25장 12〜14절에 바벨론으로 포로로 끌려간 사람들이 70년이 지나서 황폐해진 예루살렘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예언이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칠십 년이 끝나면 내가 바벨론의 왕과 그의 나라와 갈대아인의 땅을 그 죄악으로 말미암아 벌하여 영원히 폐허가 되게 하되 내가 그 땅을 향하여 선언한 바 곧 예레미야가 모든 민족을 향하여 예언하고 이 책에 기록한 나의 모든 말을 그 땅에 임하게 하리라 그리하여 여러 민족과 큰 왕들이 그들로 자기들을 섬기게 할 것이나 나는 그들의 행위와 그들의 손이 행한 대로 갚으리라.” 그래서 다니엘이 민족과 국운을 걸고 엎드려서 하나님 앞에 통곡하고 눈물로 기도와 소원을 아룁니다. 그 70년의 포로생활 동안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왔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미 그곳에 터를 닦고 집을 짓고 사업을 벌여서 살만큼 살게 되었습니다. 어디에서건 이민 생활 70년이면 대부분 기반이 잡히지 않겠습니까. 

드디어 그들은 그 나라에서 살기 적당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바벨론의 언어와 풍습도 맞고 무엇보다 육체적으로 편안해졌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회복시키고 예루살렘을 재건하라는 말씀이 들려올 때 많은 사람들이 고국에 돌아가서 잿더미가 된 예루살렘을 다시 복구하는 일로 생고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저했던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페르시아의 왕은 조서를 빨리빨리 내려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니엘은 고레스 왕의 조서 이후에 조서가 이행되지 않는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하나님 앞에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기도한 것입니다. “내가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무릅쓰고 주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하기를 결심하고.”(다니엘서 9장 3절) 여기 세 단어가 나오는데 첫 번째가 바로 ‘금식’입니다.

다니엘은 죄를 지은 일이 없는데도 회개하지 않는 배은망덕한 하나님의 백성들을 대신해서 금식하고 죽은 사람이 입는 베옷을 입습니다. 이스라엘 백성 모두 죽어 마땅한 죄인이며 이미 영적으로 산송장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시체를 싸는 베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썼습니다.

그리고 다니엘은 간절히 기도를 시작합니다. 다니엘의 회개의 기도는 매우 구체적입니다. “우리는 이미 범죄하여 패역하며 행악하며 반역하여 주의 법도와 규례를 떠났사오며 우리가 또 주의 종 선지자들이 주의 이름으로 우리의 왕들과 우리의 고관과 조상들과 온 국민에게 말씀한 것을 듣지 아니하였나이다 주여 공의는 주께로 돌아가고 수치는 우리 얼굴로 돌아옴이 오늘과 같아서 유다 사람들과 예루살렘 거민들과 이스라엘이 가까운 곳에 있는 자들이나 먼 곳에 있는 자들이 다 주께서 쫓아내신 각국에서 수치를 당하였사오니 이는 그들이 주께 죄를 범하였음이니이다.”(다니엘서 9장 5〜7절)

다니엘서 9장을 읽으면서 도대체 다니엘이 기도 가운데 ‘우리’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을까 하고 세어봤더니 30번이 넘습니다. 대단한 통회와 간절함이 묻어있는 기도입니다. 이스라엘의 민족적 죄를 다 끌어안는 다니엘의 모습을 보십시오! 우리가 아는 대로 다니엘은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죄를 짓거나 우상숭배한 일이 없지만 “내가 이같이 말하여 기도하며 내 죄와 및 내 백성 이스라엘의 죄를 자복”(20절)한다고 고백합니다.

다니엘은 이처럼 하나님과 민족 앞에 충성된 종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참으로 충성된 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회개하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대신해서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무릅쓰고 “우리가 범죄 하였나이다. 우리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회복시켜 주십시오”라고 통곡하며 회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될 사실은 다니엘이 말한 ‘우리’라는 단어입니다. 다니엘은 “저들이 범죄하였나이다”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범죄하였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거듭난 사람의 특징입니다. 거듭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죄를 자신의 죄로 받아들이는 자들입니다. “아무개 권사님의 잘못은 나의 잘못이다.”, “이번 일은 내가 사랑을 베풀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다.” 이렇게 상대의 잘못과 허물을 뒤집어쓰는 사람, 공동체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돌리는 사람, 이런 사람이야말로 진정 거듭난 사람입니다. 내 집 앞에 쌓인 눈만 쓰는 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을 위해 동네 골목 전체를 다 쓸어주는 아량, 아무도 나서서 하지 않는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헌신, 남의 허물을 들추기보다 넉넉히 품어주는 배려, 이러한 것들이 거듭난 사람이 맺는 열매입니다.

거듭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죄를 자신의 죄로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의 죄와 허물과 고통과 눈물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는 자들로 함께 울고 웃는 자들로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천주교 신자들이 가슴을 두드리면서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라고 하는 기도는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인지요. 교회가 잘못한 것, 사회가 잘못한 것, 국가가 잘못한 것, 내 가족이 잘못한 것은 모두 다 내 잘못이라고 여기는 모습이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다니엘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90세 가까운 노구의 몸으로 그는 목숨을 내놓고 기도했습니다. 어릴 때 바벨론으로 포로로 잡혀 왔었기에 거의 모든 인생을 객지에서 다 보낸 다니엘에게 그가 살아생전에 고향에 돌아갈 가능성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예루살렘을 향한 창을 날마다 열어놓고 하루 세 번씩 자신의 민족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단 한 번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고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에게 마지막으로 “너는 가서 마지막을 기다리라 이는 네가 평안히 쉬다가 끝날에는 네 업을 누릴 것임이니라”(다니엘 12장 13절)고 위로해 주시는 장면이 나올 정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다니엘이 끝까지 하나님의 백성과 민족을 위해서 기도하다가 주안에서 잠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듭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죄를 자신의 죄로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신약의 스데반이 그랬습니다. 자기를 돌로 쳐 죽이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면서 “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그 사랑은 바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 그 예수님의 가슴속에 있었던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정신입니다. 누가복음 23장 34절의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라는 기도처럼, 나는 이렇게 죽어도 좋으니, 내가 저들의 죄를 짊어지고 죽겠사오니 나를 죽이는 자들, 저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신 예수님의 기도입니다.

죄의 이기심에 미쳐버린 죄인인 우리들을 위해서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고 돌아가신 예수님! 다니엘도 바로 그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리스도의 영이, 선지자들 속에 계셨던 그 그리스도의 영이 다니엘의 속에도 계셨다는 것입니다.

다니엘이 날마다 한 기도는 자신이 한 기도가 아닌 것입니다. 주님께서 다니엘 속에서 기도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영이 그 안에서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거듭난 사람들의 삶에 나타나는 증거이자 거듭난 사람들의 삶에 나타나는 열매입니다. 

거듭났다는 것은 전보다 조금 착해진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만을 사랑하는 죄를 완전히 용서받고 하나님과 이웃만을 사랑하는 영으로, 예수님의 정신으로 변하는 것이 거듭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자신만을 사랑하는 죄를 다 용서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거듭나게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간절히 바랍니다.

성경구절

  • 다니엘서 4장 8절
  • 다니엘 5장 11절
  • 예레미야 25장 12〜14절
  • 다니엘서 9장 3절
  • 다니엘서 9장 5〜7절
  • 다니엘서 9장 20절
  • 다니엘 12장 13절
  • 누가복음 23장 3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