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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y in the Spirit
다시 한 번 유다서 1장 20절을 보겠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는 너희의 지극히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세우며 성령으로 기도하며.” 여기 ‘성령으로 기도하라’는 말은 원래 ‘성령 안에서 기도하라’는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안에서’라는 말은 헬라어로 ‘엔(ἔν)’이라는 전치사인데, 영어의 ‘인(in)’에 해당하는 단어입니다. 영어로 ‘프레이 인 더 스피릿(pray in the Spirit)’으로 쓸 수 있겠습니다.
‘성령으로 기도하는 것’은 ‘성령 안에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서 젖을 빨면서 엄마에게 옹알거리는 모습과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엄마들은 아이들이 뭐라고 하든지 찰떡같이 알아듣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엄마가 ‘우쭈쭈〜’ 하면 아기가 알아듣고 ‘까르르〜’ 웃습니다. 둘 사이에는 어쩌면 말도 필요 없을지 모릅니다. 아기와 어머니가 이렇게 무언(無言)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은 두 사람의 유전자가 같기 때문입니다. 성령 안에서 기도하는 것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 둘이서 나누는 교감과 같습니다. 생각과 정신이 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고린도전서 2장 10〜11절의 말씀대로 “성령은 모든 것 곧 하나님의 깊은 것까지도 통달”하십니다. 그 이유는 성령과 하나님이 유전자가 같은 존재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심정을 아시는 유일한 분이 되는 것입니다.
지난 시간에 살펴보았지만, 스가랴 12장 10절은 이 기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먼저 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은혜나 간구는 사실 같은 것입니다. 먼저 하나님의 은혜가 이르지 아니하면, 기도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성령이 이르지 아니하면 우리 마음속에서 간구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먼저 우리에게 은혜를 주실 때에 우리가 자신을 맡기는 간구의 기도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성경은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에베소서 2장 8절)고 말하는 것입니다.
성령이 우리 마음에 임하지 않으면, 은혜도, 간구도, 믿음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죄를 짓기 전, 인류가 타락하기 전, 이 땅이 창조되기 전, 영원 전에 하나님께서 그 은혜를 주셨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사 거룩하신 소명으로 부르심은 우리의 행위대로 하심이 아니요 오직 자기의 뜻과 영원 전부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하심이라.”(디모데후서 1장 9절) 이미 영원 전부터 주어진 은혜입니다. 아멘 아닙니까? 은혜의 영원한 드라마는 장대한 창조의 이야기이자 애틋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주신 은혜가 첫 번째이고 창조가 두 번째였습니다. 세 번째가 타락이었고, 네 번째가 회개였으며, 다섯 번째는 용서를 받아들이는 믿음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순서를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미 하나님께서 주신 용서가 코앞에 당도해 있습니다. 이미 만드신 공기가 내 코앞에서 들락날락하듯이 숨을 들이마시는 것처럼, 주어진 용서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됩니다. 용서를 받아들이는 일에 성령을 근심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성령이 가장 가슴 아파하는 때는 이미 주어진 은혜를 죄인이 거절하는 순간입니다. 이를 ‘성령을 거역하는 죄’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의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라 구속의 날까지 너희가 그 안에서 인 치심을 받았느니라.”(에베소서 4장 30절)고 말씀합니다.
여러분 모두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고 이미 주어진 용서를 믿음으로 받아들이시는 하루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유다서 1장 20절
- 고린도전서 2장 10〜11절
- 스가랴 12장 10절
- 에베소서 2장 8절
- 디모데후서 1장 9절
- 에베소서 4장 3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