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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을 믿는 믿음’
요한계시록 14장 12절에는 “성도들의 인내가 여기 있나니 저희는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 믿음을 지키는 자니라.”는 말씀이 등장합니다. ‘예수 믿음’은 문맥상 성도가 가진 믿음이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 전체를 보면 ‘예수 믿음’이 꼭 ‘예수님을 믿는 믿음’만 의미하는 게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앞서 살펴보았듯이 예수님 자신이 하나님을 의지하셨던 그 믿음이 분명히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한쪽만 강조해서는 안 되고 이 두 가지가 성경에 다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인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손가락이 다섯 개이지만 하나의 손바닥에 붙어있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가지셨던 믿음이나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믿음은 다 성경 안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예수 믿음’ 중에서 예수님 자신의 믿음이 아닌,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믿음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까 합니다. 전에 말했듯이, ‘예수님의 믿음(faith of Jesus)’이란 표현에서 전치사 ‘오브(of)’를 소유격으로 보고 ‘예수님이 가지신 믿음(Jesus’s faith)’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동시에 목적격으로 보고 ‘예수님을 믿는 믿음(faith in Jesus)’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전자는 이미 여러 시간에 걸쳐 배웠고, 이제 후자에 대해서 공부하려고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믿음에 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성경에 아주 많이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첫 번째로 요한복음 1장 12절의 말씀,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말씀에는 아주 독특한 헬라어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에 ‘영접하는 자’를 가리켜서 ‘그 이름을 믿는 자’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믿는다’는 동사는 헬라어로 ‘피스튜오(πιστεύω)’라 하고, ‘ 그 이름을’ 할 때 ‘~을’은 전치사 ‘에이스(εἰς)’로써 ‘~속으로 들어가’라는 뜻이라고 이미 배웠습니다. 영어로는 ‘빌리브 인투(believe into)’ 우리말로 하면 ‘속에 들어가 맡긴다’가 됩니다. 그런데 이 동사에 전치사를 붙여 쓴 이런 용례가 신약성경 외의 일반 그리스어 문헌들(extrabiblical Greek literature)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성경, 특히 요한이 쓴 문헌에서만 나오는 용례입니다.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LXX)에서도 ‘피스튜오 에이스’라는 동사구는 나오지 않습니다. 오직 요한이 만들어 쓴 동사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사실입이다. 그렇다면 사도 요한은 왜 이런 동사구를 만들어 썼을까요? 아마도 요한은 믿음의 역동성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용례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요한복음 3장 16절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저를 믿는 자마다’를 ‘피스튜오 에이스’라는 똑같은 동사구로 썼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요한이 바로 앞 성경절 15절의 ‘저를 믿는 자마다’에서는 ‘피스튜오 엔(ἐν)’을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영어로는 ‘빌리브 인(in)’입니다. 그러나 16절에서는 ‘피스튜오 에이스’, 즉 ‘빌리브 인투(into)‘, ‘저 속에 들어가서 자신을 맡기는(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는다고 말씀합니다. 말하자면 신랑이 자기 자신을 주었을 때 신부가 그 신랑의 사랑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을 맡기면 그 사이에서 자식이 나옵니다. 이른바 생명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사랑+믿음=영생’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영생의 공식입니다. 이 부분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다음 시간에 더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요한계시록 14장 12절
- 요한복음 1장 12절
- 요한복음 3장 16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