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성경이 말하는 믿음

by webmaster posted Apr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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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말하는 믿음은 하나님께 맡기는 것

이번 글에서는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라는 전체 주제의 낱말 풀이를 하려고 합니다.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는 ‘믿음’이라는 단어와 ‘의’라는 단어, ‘말미암는’이라는 단어를 각각 정확하게 이해할 때 비로소 깨달을 수 있는 귀중한 진리입니다.

‘믿음’이라는 단어는 ‘믿다’라는 동사의 명사형입니다. ‘믿다’를 히브리어로 ‘아만(אָמַן)’이라고 합니다. 본래 ‘굳게 하다(confirm)’ ‘견고하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입니다. 그런데이 ‘아만’이라는 동사를 사역형으로 바꾸면 ‘믿다’는 의미로 변합니다. 볼펜을 세워 놓으면 중력에 의해 바로 쓰러집니다. 받침대나 지지대가 없다면 다시 세워도 자꾸 넘어질 뿐입니다. 이처럼 볼펜은 혼자서 설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들고 있을 때에만 세로로 서있을 수 있습니다. 성경은 이것을 ‘맡기다’, ‘믿다’라고 합니다.

성경에 ‘아만’이라는 동사의 사역형과 수동형이 같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중의 가장 대표적인 말씀이 역대하 20장 20절입니다. 이 말씀은 옛날 이스라엘의 왕이었던 여호사밧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적군이 사방에서 쳐들어와 멸망할 위기에 처했을 때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백성들 앞에서 외치는 내용입니다. “유다와 예루살렘 주민들아 내 말을 들을지어다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신뢰하라. 그리하면 견고히 서리라. 그의 선지자들을 신뢰하라. 그리하면 형통하리라.” 여기에 나오는 ‘신뢰하라’는 단어가 바로 사역형 ‘아만’입니다. 하나님께 ‘맡기라’는 뜻입니다. 그 다음에 계속해서 ‘견고히 서리라’라는 단어 역시 ‘아만’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수동형으로 쓰였습니다. 흥미롭지 않습니까? 똑같은 ‘아만’인데 형태에 따라서 번역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사역형으로 ‘맡겨라.’ 그러면 수동형으로 너희가 ‘견고히 서리라.’

또 하나의 대표적인 성경절이 이사야 선지자에게 주셨던 기별입니다. 이사야서 7장 8〜9절에 보면 “대저 아람의 머리는 다메섹이요 다메섹의 머리는 르신이며 육십오 년 내에 에브라임이 패망하여 다시는 나라를 이루지 못할 것이며 에브라임의 머리는 사마리아요 사마리아의 머리는 르말리야의 아들이니라 만일 너희가 굳게 믿지 아니하면 너희는 굳게 서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마찬가지입니다. ‘믿지 아니하면’이 ‘아만’의 사역형으로 쓰였고 ‘정녕 굳게 서지 못하리라’가 ‘아만’의 수동형으로 쓰였습니다.

‘믿다’는 말은 자기 혼자 서지 못하고 자꾸 넘어지기 때문에 하나님의 손에 맡기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렇게 우리로 하여금 견고하게 설 수 있도록 하시는 분, 즉 ‘시키시는’(사역) 분은 하나님이시며 그 덕분에 우리는 하나님에 의해 견고하게 세움을 ‘받는’(수동)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경이 기본적으로 말하는 믿음의 요체입니다. ‘내가 스스로 견고하게 선다’ 혹은 ‘스스로 믿는다’라는 말은 성경에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견고하게 세워 주시도록 하나님 손에 맡기는 것뿐입니다.

믿음은 “믿씁니다!”를 외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소리를 크게 지른다고 믿음이 크다거나 남들 앞에서 큰 소리로 “아멘!”을 연발한다고 믿음이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이 말하는 믿음은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을 비유로 들어 봅시다. 예를 들어 100억을 은행에 맡긴다고 할 때 큰 소리로 은행 정문 앞에서 “입금하겠습니다!”를 외치는 것으로 그 은행의 예금주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계좌를 개설하고 직접 은행에 돈을 맡겨야 예금주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돈을 맡길 때에는 그 은행에 대한 100%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그 누가 다음 달에 망할지도 모르는 은행에 100억이나 되는 돈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겠습니까?

은행의 신용도를 보고 믿음이 가기 때문에 돈을 예치하는 것입니다. 믿지 않으면 절대로 맡길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글에서 더 깊이 살펴보겠지만 이 믿음은 하나님께서 확실히 우리를 사랑하시고 용서하신다는 말씀 속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믿음은 사실상 헛것이 되고 맙니다. 우리 모두 이 믿음의 요체를 잘 이해하고 100% 믿고 맡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 이어서 더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역대하 20장 20절
  • 이사야서 7장 8〜9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