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성경이 말하는 회개

by blogmaster posted Nov 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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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령께서 우리를 그렇게 깨닫게 하신다

이번 글에서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회개가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회개, 즉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회개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약성경에서 ‘회개하다’라는 말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의 의미가 합쳐져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 첫 번째 의미는 히브리어로 ‘나함(נָהַם)’이라는 동사의 뜻인 ‘깊이 숨을 쉬다’입니다. 그리고 이 ‘나함’이라는 동사는 보통 ‘위로하다’와 ‘한탄하다’ 이렇게 두 가지로 번역합니다. 상대가 불행한 일을 겪을 때 “아, 정말 안 됐다.”라고 위로하면서 깊이 숨을 쉬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 구약성경에서 ‘회개하다’라는 말의 두 번째 의미는 ‘슈브(שׁוּב)’라는 동사의 뜻인 ‘돌아가다’인데, 이 ‘슈브’가 의지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나함’보다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신약성경에서 ‘회개하다’라는 말은 보통 ‘메타노에오(μετανοέω)’라는 헬라어로 쓰였습니다. ‘메타’는 ‘후에’ 혹은 ‘뒤에’라는 뜻이고, ‘노에오’는 ‘깨닫다’는 뜻입니다. 두 단어를 조합하면 ‘이후에 깨닫다’, 즉 ‘어떠한 일이 일어난 후에 후회하다’ 혹은 ‘철들다’ 정도의 표현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경에서 사용된 이런 표현들과 달리 한자문화권에 속한 일본이나 중국, 우리나라에서는 회개를 ‘후회할 회(悔)’ 자와 ‘고칠 개(改)’ 자를 조합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자로 쓰인 ‘회개’라는 단어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개(改)’라는 글자인데, 이 ‘개(改)’라는 글자가 사용된 ‘회개’라는 말을 다른 일반 종교나 도덕주의자들이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회개는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고 고친다는 것, 자신의 힘으로 술과 담배를 끊는 것, 스스로 나쁜 짓을 그만두는 것’ 등을 의미하며 그렇게 혼자서 먼저 나쁜 행동들을 고치는 회개를 해야 하나님 앞에 가서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성경에 없습니다. 성경은 결코 그런 식으로 회개를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귀는 ‘네가 너의 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너의 못된 성질을 고쳐야 하나님 앞에 나가서 용서를 받을 수 있다. 네 스스로 행동을 올바르게 고치지 않고서는 하나님 앞에 나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힘으로 회개라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사람들을 가르쳐 왔습니다.

각 사람의 양심의 수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예민한 양심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마귀가 심어주는 깊은 죄의식으로 인하여 더 큰 괴로움을 겪으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자신의 힘으로 회개하고 난 다음에야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들 중에 용서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개인적으로 회개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 않습니다. 신앙의 원리에 대해 너무 많은 오해들을 양산해왔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회개보다 ‘마음이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라는 뜻으로 ‘회심(回心)’이라는 말이 훨씬 더 성경적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들의 본래 의미를 되찾고 회복하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이 회개에 대하여 누가복음 15장에서 세 개의 예화를 들어서 설명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누가복음 15장을 흔히 ‘회개의 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누가복음 15장 1〜2절에 이런 말씀이 등장합니다. “모든 세리와 죄인들이 말씀을 들으러 가까이 나아오니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원망하여 가로되 이 사람이 죄인을 영접하고 음식을 같이 먹는다 하더라.”

여기 보면, 예수님이 죄인들을 가까이 하시고 함께 하실 때, 당시 믿음이 좋다는 종교 지도자들이 예수님의 태도를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사람, 양반인 줄 알았더니만 상놈들하고 겸상을 하고 버러지 같은 죄인들과 버젓이 어울리고 다니네. 저 사람은 양반이 아니구먼. 우리 양반들 체면까지 다 버려 놓았네 그려.” 이러면서 예수님을 원망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세 가지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중의 세 번째 이야기가 우리가 잘 아는 ‘탕자의 이야기’입니다.

한 아버지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둘째 아들이 아버지 재산 중에 자신의 몫을 미리 달라고 졸랐고 아버지는 둘째에게 돌아갈 재산을 모두 넘겨주었습니다. 둘째는 그길로 도시로 나가 술과 여자로 허랑방탕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많던 친구들은 다 떠나가고 혼자 빈털터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두 말씀이 있습니다. 첫째는 누가복음 15장 17절의 말씀입니다. “이에 스스로 돌이켜 가로되 내 아버지에게는 양식이 풍족한 품군이 얼마나 많은고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 여기 본문에는 “이에 스스로 돌이켜”라고 되어 있지만, 헬라어 원문에는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서(Εἰς ἑαυτὸν ἐλθὼν)’라고 되어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서’라는 이 말이 곧 ‘후회한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누가복음 15장 20절입니다. “이에 일어나서 아버지께로 돌아 가니라.” 아버지께로 돌아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들은 후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입니다. 후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지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부분을 주목해야 합니다. 회개는 이처럼 의지적인 행동입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지금 우리가 살펴보고 있는 회개의 성경적인 의미가 성립하게 됩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께서는 “네 행위를 고치고 내게로 돌아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행위를 고치는 것은 절대로 사람이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스스로 못된 성격이나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에스겔 11장 19~20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내가 그들에게 일치한 마음을 주고 그 속에 새 신을 주며 그 몸에서 굳은 마음을 제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주어서 내 율례를 좇으며 내 규례를 지켜 행하게 하”겠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너의 행위를 고쳐라, 너의 마음을 새롭게 하라’고 명령하시면서 ‘그런데 너희는 너희 스스로의 힘으로는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다 해 주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탕자처럼 돈이 많고 지위가 있고 여자와 친구들을 주변에 두고 있을 때에는 아버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술과 쾌락이 있고 세상에 재미있는 것이 널려 있을 때에는 아버지가 생각나지도 않습니다. 그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난 뒤에야 “내 아버지에게는...”이란 말이 입에서 나옵니다. 드디어 아버지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라고 한탄하면서 비로소 병들어 죽게 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사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입니다. 좀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의 모든 안락과 재산이 사라질 때, 세상이 다 나를 버릴 때 비로소 하나님 아버지의 얼굴이 눈에 들어옵니다. 돈도 건강도 명예도 없어지고 알량한 목숨 하나 달랑 남았을 때, 그때, 나를 이미 용서하시고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지를 찾게 됩니다. 그러면서 내가 그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언제나 나를 기다리는 그분이 내 아버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우리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령께서 우리를 그렇게 깨닫게 하신다고 사도행전 5장 30〜31절에 나타나 있습니다. “너희가 나무에 달아 죽인 예수를 우리 조상의 하나님이 살리시고 이스라엘에게 회개함과 죄사함을 주시려고 그를 오른손으로 높이사 임금과 구주로 삼으셨느니라.” 이렇게 하나님께서 회개함과 죄사함을 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결국 회개도 내 의지와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입니다.

회개와 죄사함은 하나님께서 무한하신 사랑으로 우리에게 주시는 가장 위대한 선물입니다. 그 선물을 성령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가져다주신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성령님과 동행하며 회개와 죄사함을 선물로 받아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누가복음 15장 1〜2절
  • 누가복음 15장 17절
  • 누가복음 15장 20절
  • 에스겔 11장 19~20절
  • 사도행전 5장 30〜31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