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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오는 의인은 단 한 사람뿐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의 ‘대헌장(manifesto)’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말씀이 하박국 2장 4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당시는 고대 근동지역에 바벨론(신-바빌로니아)이라고 하는 거대한 제국이 주변의 나라들을 집어삼키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도 침공해서 많은 의인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모습을 하박국 선지자가 보면서 “어찌하여 거짓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시나이까?”(하박국 1장 13절)라고 묻습니다. 하박국 2장은 어쩌면 하나님을 향한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며 강력하게 대답을 요청하는 그에게 하나님께서 답변하신 내용입니다. “그가 내게 무엇이라 말씀하실는지 기다리고 바라보며 나의 질문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하실는지 보리라 하였더니 여호와께서 내게 대답하여 이르시되.”(하박국 2장 1〜2절)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유대인들이라면 ‘그’라고 할 때, 그를 ‘하나님’이라고 이해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신약으로 넘어오면서 이 문장을 인용할 때는 인칭대명사 ‘그’를 빼고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구약의 헬라어 번역본인 70인역(LXX)에서는 “그의 믿음으로”라는 말을 “나의 신실함 속에서”라는 말로 풀어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헬라어로 믿음이 ‘피스티스’인데, 히브리어로는 ‘에무나’, 즉 ‘신실함’을 뜻하기 때문에 이렇게 번역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가진 믿음으로 산다는 말이 아니고, 하나님의 절대로 변하지 않으시는 신실하심 속에서 산다는 말입니다.
어느 말이 맞을까? 의인이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서 사는 것일까? 아니면 하나님께서 절대로 변하지 아니하시는 그의 신실하신 사랑 속에서 의인이 사는 것일까? 성경에는 그 이야기가 다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어느 것도 틀리지 않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는데,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이 말씀을 우리가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의인은 단 한 사람뿐입니다. 로마서 3장 10절의 말씀대로, 의인은 없나니 한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의인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는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을 제외하고 어느 누구도 이 땅에서 감히 의인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을 곁에서 지켜보고 이방인조차 그분의 의로움에 감탄할 정도였습니다. “백부장이 그 된 일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가로되, 이 사람은 정녕 의인이었도다.”(누가복음 23장 47절) 그런데 이 의인의 원형이셨던 예수님의 삶을 들여다보면, 예수님이야말로 자신을 하나님께 완전히 맡기신 믿음으로 사셨던 분임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은 “내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한복음 5장 30절)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기셨던 믿음에 근거해서 하루하루 살아가셨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하나님의 신실함 속에서 예수님께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으셨습니다. 성경은 그 두 가지를 다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한 가지만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성경을 부분적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분명히 예수님께서 그러하셨듯이, 하나님 아버지께 자기를 완전히 맡기셨던 믿음으로 살 뿐만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께 자신을 맡기는 믿음도 주님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성경구절
- 하박국 2장 4절
- 하박국 1장 13절
- 하박국 2장 1〜2절
- 로마서 3장 10절
- 누가복음 23장 47절
- 요한복음 5장 3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