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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종류의 믿음
믿음이란 무엇일까요? 성경이 말하는 믿음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믿음. 둘째, 예수님의 믿음. 셋째, 아브라함의 믿음. 성경에 나와 있는 말씀에 따라 한번 분류해 본 것입니다. 이제 이 세 가지 종류의 믿음을 각각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믿음은 ‘믿는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동사 ‘아만(אָמַן)’에서 나왔습니다. 신약도 마찬가지입니다. 헬라어로 ‘믿는다’, ‘맡긴다’라는 뜻의 동사 ‘피스튜오(πιστεύω)’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하나님에게 적용할 때에는 말이 달라집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맡기는 것을 맡아 주시는 분이지 남에게 의탁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믿음을 표현할 때 우리말로는 주로 하나님의 ‘성실’, ‘신실’, ‘진실’로 번역합니다. 순우리말로는 ‘미쁘심’이라는 단어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믿을만하다’, ‘확실하다’라는 뜻의 ‘미쁘다’는 옛날 어른들이 쓰던 고어(古語)입니다. ‘아만’은 ‘확실하다’, ‘확실하게 하다’, ‘변하지 않다’라는 뜻의 동사인데 명사가 되면서 ‘불변’, ‘변하지 않음’이라는 뜻이 되었습니다. 결단코 변하지 않는 것을 ‘하나님의 믿음’, ‘미쁘심’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나 여호와는 변하지 아니하나니.”(말라기 3장 6절)
예수님께서는 거듭해서 성경에 이러한 하나님의 불변의 사랑을 부모의 사랑에 빗대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천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하시니라.”(누가복음 11장 13절) 하나님 아버지의 변하지 않는 미쁘심이 우리의 구원의 근거가 된다는 사실을 성경은 여러 차례 말하고 있습니다.
민수기에 등장하는 발람의 이야기를 보면 모압왕 발락의 사주를 받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저주하러 가던 발람이 하나님의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그 일을 못하게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축복을 내리겠다고 작정하신 하나님의 변치 않으시는 결단에 발람은 이렇게 고백하고 맙니다. “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시니 식언치 않으시고 인자가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민수기 23장 19절) 히브리어로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신다.”는 표현인데 한글개역성경(KRV)은 이 본문을 매우 실감나게 번역했습니다. 말 그대로 ‘식언(食言)’은 ‘말씀을 먹어버린다’는 뜻입니다. 방금 전에 자기가 한 말을 금세 아니라고 딴소리를 하는 것이 식언입니다. 먼저 한 말을 ‘꿀꺽’ 삼키고 다른 말을 내뱉는 것입니다. 거짓 선지자 발람의 입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분이시라고 확언합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도 이를 두고 “옛적에 여호와께서 나에게 나타나사 내가 영원한 사랑으로 너를 사랑하기에 인자함으로 너를 이끌었다 하였노라.”(예레미야 31장 3절)고 증언합니다. 사랑은 그 자체로 영원한 것입니다.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변하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소금이 한번 소금이면 영원히 소금으로 있듯이 하나님의 사랑도 사랑 그 자체로 영원히 존재합니다. 구약에는 소제 위에 소금을 뿌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네 모든 소제물에 소금을 치라 네 하나님의 언약의 소금을 네 소제에 빼지 못할지니 네 모든 예물에 소금을 드릴지니라.”(레위기 2장 13절) 소금을 뿌린 이유는 소금이 하나님의 변치 않는 사랑의 언약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소금이 내일의 설탕이 되지 않습니다. 소금은 천 년 전에도 천 년 후에도 여전히 소금입니다. 그러한 영원성을 가진 말이 바로 ‘사랑’인데 이 영원한 사랑, 즉 변하지 않는 사랑을 ‘미쁘다’고 한 것입니다.
‘미쁘다’라는 단어를 사도 바울도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디모데전서 1장 15절) 바울이 믿었던 복음은 하나님의 미쁘심의 복음입니다. 미쁘심은 영어로 ‘페이스풀니스(faithfulness)’, 즉 믿음으로 가득 찬 사랑을 말합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변치 않는 사랑의 믿음, 그 믿음을 하나님의 믿음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흔히 믿을 ‘신(信)’, 열매 ‘실(實)’, 즉 ‘믿음의 열매’라고 부릅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또 다른 말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 주는 항상 미쁘시니 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으시리라.”(디모데후서 2장 13절)
다음 글에서 이 미쁘심이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미쁘심을 믿고 순종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말라기 3장 6절
- 누가복음 11장 13절
- 민수기 23장 19절
- 예레미야 31장 3절
- 레위기 2장 13절
- 디모데전서 1장 15절
- 디모데후서 2장 1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