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뭔지를 모르면 죄를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
요한일서 3장 4절에서 “죄는 불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율법을 범하는 것이 죄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죄를 알기 위해서는 율법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율법이 뭔지를 모르면 죄를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율법이 뭘까요? 율법의 본질에 대해서는 앞의 제1과에서 "사랑"(아가페)이라고 배웠습니다. 여기에서는 율법의 전체적인 뜻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율법이라는 단어를 성경에서 쓴 용례가 있는데 그 용례를 쭉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 째,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율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요한복음 10장 34〜35절에 보면,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 율법에 기록 한 바 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노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성경은 폐하지 못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셨거든.”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시편에 나와 있는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율법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시(詩)는 법이 아니고 노래입니다. 소위 운문(韻文)이라고 하며 가락이 있는 노래입니다. 법은 산문(散文)인데, 시를 율법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노래로 가르치시든, 딱딱한 산문으로 가르치시든 간에 다 교훈하는 가르침은 율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구약의 ‘모세오경’을 율법이라고 불렀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시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방법대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에서 앞에 말한 ‘율법’은 구약의 모세오경을 의미합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구약성경을 나눌 때 이런 식으로 나눕니다.
세 번째,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십계명’을 율법이라고 불렀습니다. 로마서 2장 21〜23절에 “그러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을 가르치지 아니하느냐? 도적질 말라 반포하는 네가 도적질 하느냐? 간음하지 말라 말하는 네가 간음하느냐? 우상을 가증히 여기는 네가 신사 물건을 도적질하느냐? 율법을 자랑하는 네가 율법을 범함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느냐?” 예수님께서 여기 ‘율법’을 말씀하면서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등을 언급하셨습니다. 십계명을 가리키는 말로 율법을 이해하셨던 게 분명합니다.
네 번째, 십자가로 폐해진 ‘의문의 법’을 율법이라고 불렀습니다. 구약에 여러 의식(儀式)들이 등장하는데, 그중 제사제도가 대표적입니다. 성경은 이것들을 통칭하여 ‘의문(儀文)의 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에베소서 2장 15절에도 "원수 된 것 곧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을 자기 육체로 폐하셨으니"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으로 초대교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할례’와 같은 의식법을 비롯해서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는 일들과 관련된 정결법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것들은 모두 우리를 죄로부터 구원하시고 깨끗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그런 법들이었습니다만, 십자가라는 실체를 만나면서 모두 폐해졌습니다.
다섯 번째, 소위 ‘양심’을 율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마서 2장 14〜15절에 “율법 없는 이방인이 본성으로 율법의 일을 행할 때에는 이 사람은 율법이 없어도 자기가 자기에게 율법이 되나니, 이런 이들은 그 양심이 증거가 되어 그 생각들이 서로 혹은 고발하며 혹은 변명하여 그 마음에 새긴 율법의 행위를 나타내느니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율법을 가리켜 ‘마음에 기록한 법’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사람 마음속에 그 율법을 양심으로 기록해 놓으셨습니다. 그래서 본래 십계명은 시내산에서 돌판으로 써주신 것에 앞서 사람의 마음에 써 놓으셨습니다.
대체적으로 크게 나눠서 위에 서술한 다섯 가지를 모두 율법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들을 종합해 보면, 하나같이 마음에 기록했든지 돌판에 기록했든지 종이에 기록했던지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은 ‘율법’으로 불렸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