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갈라놓은 ‘죄’
성소는 왜 존재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성소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위하여 만들어진 만남의 장소입니다. 이사야 59장 1〜2절을 보면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막힌 담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갈라놓은 ‘죄’라는 담이었습니다.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았고 너희 죄가 그의 얼굴을 가리어서 너희에게서 듣지 않으시게 함이니라.” 이 담은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대상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담을 허물어 주셨습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에베소서 2장 14절)
사도 바울은 화목제물이신 예수님의 희생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서 났으며 그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고린도후서 5장 18〜19절) 여기에 나온 ‘화목하게 하다’라는 말은 헬라어에서는 ‘교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 흥미로운 표현인 것 같습니다. 쌍방이 관계가 좋지 않을 때를 생각해 봅시다. 화해를 위해서는 양측이 먼저 서로의 입장을 맞교환해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시고자 내놓으신 것이 무엇일까요? 우리 인간들이 죄를 내놓았다면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의 피, 화목제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내놓으셨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불평등 조약이 성립되었습니다.
화해가 성립되려면 하나님께서 내놓으신 화목제물인 양의 머리에 죄인의 죄를 안수하는 일이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안수는 죄를 전가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인간들은 안수를 하지도, 죄를 회개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인간들을 보면서 하나님께서는 성소에서 괴로운 마음을 토로하십니다. “내 마음이 너희의 월삭과 정한 절기를 싫어하나니 그것이 내게 무거운 짐이라 내가 지기에 곤비하였느니라.”(이사야 1장 14절)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13절)
하나님께서 원하신 것은 성소에서 함께 거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 같이 희게 되리라.”(18절) 이 성경절은 하나님의 절절한 사랑가이자 만남의 초대장입니다. “얘야, 우리 좀 만나자꾸나.” “제발 만나서 얘기 좀 하자꾸나.” 성소에서 하나님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자식들의 죄를 해결하려고 양도 미리 준비하고 성소도 세웠는데, 성소의 문턱을 넘는 사람들이 자신과 죄를 ‘교환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너희가 내 앞에 보이러 오니 이것을 누가 너희에게 요구하였느냐 내 마당만 밟을 뿐이니라.”(12절)
우리는 당당히 하나님께 따집니다. “제가 십일조 드렸잖아요?” “아버지, 보세요. 매주 헌금 드리고 교회일도 열심히 하잖아요?” 하나님께서는 성소에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얘야, 나는 그런 것들을 원하지 않는단다.” “내가 원하는 건 너의 죄된 마음이야.” 하나님께서는 만남을 원하시지 돈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성경은 성소를 ‘회막’, ‘만남의 장소’라고, 영어로는 ‘텐트 오브 미팅(tent of meeting)’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레위기 1장 1절에 등장하는 ‘회막’은 만남을 위해 하나님께서 고안하신 공간이었는데 이제 하나님과 인간을 분리시키는 거대한 담벼락이 되고 말았습니다. 만남과 해후의 장소가 아닌 분리와 이별의 장소로 전락했습니다.
진정으로 죄를 다 안수하고 우리 대신 돌아가신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우리 모두 다시금 아버지 하나님과 만나는 성소로 돌아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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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구절
- 이사야 59장 1〜2절
- 에베소서 2장 14절
- 고린도후서 5장 18〜19절
- 이사야 1장 12~14절
- 이사야 1장 18절
- 레위기 1장 1절